"세계가 지금보다 5세기 가량 더 젊었을 때, 삶에 일어난 많은 일들은 지금과 현저히 다른 모습과 윤곽을 띠고 있었다. 불행에서 행복까지의 거리도 훨씬 멀게 여겨졌고, 모든 경험은 기쁨과 고통이 어린아이의 정신 속에서 갖는 것 같이 그렇게 즉각적이고도 절대적인 강도를 띠었다."
14~15세기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삶과 문화, 그리고 예술을 다룬 『중세의 가을』은 이렇게 시작된다. 요한 호이징하는 이 책에서 역사학이 도달할 수 있는 예술적 극한이 어디까지인지 보여준 바 있다. 『문화사의 과제』는 호이징하의 문화사가로서의 자의식이 깊이 투영된 또 하나의 역작으로서 그의 역사관과 역사학 방법론을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는 역사에세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