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사소한 일에만 분노하는가.” 어느 문인의 말이 부부 관계만큼 절묘하게 적용되는 곳이 또 있을까. 인지상정, 진심은 통하기 마련이라고? 천만에!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아본 이들은 안다. 남과 여,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숱한 논쟁의 나날 끝에 우리가 다다르는 곳은 결국 '연민'의 항구 뿐이라는 것을. 30년간 다른 환경에서 생활했다는 것, 그 정도는 어떻게 극복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남녀 간 그 오래된 숙명적 차이에 맞닥들였을 때, 우리는 비로소 알게 된다. 지긋지긋하게 들어왔던 '자식 때문에 살았다'는 부모의 마음이 이런 것이었다는 것을. 이혼 사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성격 차이’, 정말 포기하고 사는 것 밖에 방법은 없는 걸까.
이 책은 MBTI를 통해 서로의 성격과 기질을 이해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어느 부부의 이야기다. 꼼꼼하고 질서정연한 것을 좋아하는 판단형 남편 이백용 씨. 태평양을 넘나드는 세기의 구애 끝에 생기발랄한 아내와 결혼했지만, 충동적이고 덤벙대는 아내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더 중요한 일에 따라 그때 그때 우선순위가 뒤바뀌는 인식형 아내 송지혜 씨는 매사 계획대로 되어야 뿌듯해하는 남편 때문에 주눅이 들었다.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함께 사는 일이 힘이 드는가. 그런 숱한 오해와 원망의 시간 끝에 우연히 듣게 된 MBTI 수업. 그제야 두 사람은 서로가 전혀 다른 기질의 사람이어서 서로 이해할 수 없었음을 알게 되었고, 이 후 아예 MBTI 전문강사 과정을 이수, 직접 치유 전도사로 나서게 되었다.
1부는 한가지 사건을 두고 서로 달랐던 두 사람의 신혼초 이야기를 각각 서술하면서, 남녀간 인식의 차이를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2~3부에서는 MBTI 16가지 유형의 특징(외향형, 내향형, 판단형, 인식형, 감각형, 직관형, 사고형, 감정형)을 실례와 함께 이야기 하면서, 기질별로 간절히 원하는 것과 못 견디는 것들, 그리고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에 대해 재미있게 서술했다. 4부에서는 뭔가 요구할 때나 결정을 내리거나 갈등을 풀 때 어떻게 기질을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부록에서는 내 기질을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MBTI 성격유형 분류를 위한 질문과 답안지를 담았다.
저자도 서두에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기질을 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힘들게 하는 이유가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는 것, 그 진실 하나 알게 되더라도 큰 소득이 아닐까. '자식 때문에 살았다'는 부모의 마음도, '포기하고 살라'는 애정어린 충고는 이제 어느 정도 가슴으로 알아지려는 당신. 하지만 아직은 좀더 싸워보고, 내 안에 납득할 만한 이유를 얻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