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마이스터’는 각 분야를 대표하는 장인들의 자서전을 통해 그 분야의 내밀한 모습과 한국 현대사의 변화상을 보여주고자 기획된 시리즈이다. 현존하는 한국인 중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룬 명장(明匠)으로서, 자타가 공인하는 인물을 선정해 해당 분야의 역사적 흐름, 사회사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구성한 비소설 교양물이다.
한국 만화의 중심에 그가 있다 - 이현세
《공포의 외인구단》을 시작으로 대중과 함께 호흡해온 이현세의 30년 만화인생은 한국 사회가 겪은 질곡의 세월과 함께했기에 더 빛난다. 검열의 칼날 앞에서 창작의 자유를 외쳤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여 만화의 새 지평을 연 그는 한국 만화의 살아 있는 신화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의 펜놀림만큼이나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는 이제 한국 만화의 미래를 위해 또 다른 행보를 시작한다.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이현세’라는 이름은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했으며, 80년대 만화계에서 그의 이름은 ‘신화’였다. 새로운 캐릭터와 형식의 만화를 선보이며 단순히 빌려보는 만화책이 아닌 서점에서 사서 보는 만화가 될 수 있게 한 그는 만화라는 산업에 힘을 실어준 공로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의 성공신화도 주춤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 있었다. 한국 만화에 SF라는 새로운 시도로 수많은 만화팬들을 열광하게 한 《아마게돈》은 아직 초보단계였던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환경에서는 의욕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만화 《천국의 신화》는‘음란물’이라는 마녀사냥에 걸려들어 총 100권을 목표로 한 대하서사만화였지만 연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시작된 법정공방은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을 끌었고 허무한 무죄판결로 끝났다.
이현세는 자신이 창조해낸 캐릭터 ‘까치’와 같은 사람이라는 걸 그를 아는 사람들은 느낀다. 지금의 그는 《천국의 신화》를 완간했을 뿐 아니라, 한국 만화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세찬 풍파에 온몸이 산산이 부서져도 결국 자기의 길만을 꿋꿋이 가는 그는 우리시대의 마이스터이며 ‘까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