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간 수녀님, 바티칸에 간 스님. 종교도 생각도 다른 사람들이 펼치는 화해와 사랑의 성지 순례기를 담았다. 가톨릭, 불교, 성공회, 원불교의 여성 수도자 모임 삼소회 회원들이 종교간의 화합과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세계 성지 순례를 떠났다.
순례단은 전남 영광의 원불교 성지를 시작으로 인도 바라나시의 녹야원, 부다가야의 석가모니 대각지, 델리 찬드니초크, 영국 캔터베리 대성당, 런던 이슬람 중앙 성원, 이스라엘 그리스도교 성지와 이슬람 성지, 이탈리아 아시시, 바티칸 교황청 등을 19일 동안 순례하였다. 순례의 여정을 따라가며 수도자들의 끈끈한 연대와 우정, 숨겨진 일상과 유쾌한 대화, 서로 다른 신앙에서 비롯된 아픔을 가감없이 기록한 이 책은 행복과 고통의 땀냄새를 고스란히 전하며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삼소회원들에게도 상대 종교의 전통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생각처럼,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종교간의 다른 전통과 편견의 벽을 절감했고, 그로 인한 불협화음에 안타까워했다.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위태로운 순간을 겪기도 했지만 순례단은 마음의 빗장을 열고 서로에게 용서와 이해를 구하며 종교의 벽을 허물어 나갔다. 예루살렘 기독교 성지에서는 예수님의 순명에 수녀님들뿐 아니라 스님과 교무님 들도 북받치는 감정을 누르지 못하고 함께 흐느꼈다.
여성 종교인들이 서로에 대한 애틋한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은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 ‘삼인이 웃는다’는 그 이름처럼 삼소회는 갈등과 아픔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오해와 편견으로 마음이 상하기도 했지만, 몰랐던 상대 종교를 배워 나가며 유쾌한 웃음으로 인간적인 교감을 나눈 순례단은 “용서는 자신에게 베푸는 최고의 자선, 사랑은 상대에게 전하는 최고의 선물”이라는 것을 가슴 깊이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