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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
글쓴이
이규리 저
출판사
랜덤하우스코리아
출판일
2006년 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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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1994년 『현대시학』으로 데뷔, 2004년 첫 시집 『앤디 워홀의 생각』을 펴낸 바 있는 이규리 시인의 신작 시집. 등단 이후 10년 만이었던 전작이 오래 묵은 만큼 과묵한 항아리였다면 이후 이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시집은 그 속에서 막 꺼낸 싱싱하고 아삭아삭한 아주 맛난 김치다. 그러니까 숙성을 잘 시켰다는 얘기인데, 그 어떤 과학적 논리나 상식을 앞세우지 않고 눈과 귀와 입이라는 본능, 즉 엄마 손과 같은 정성과 경험을 우선 따른 데서 빚어진 결과가 아닐까 싶다.

이규리의 두 번째 시집 『뒷모습』은 해설을 붙인 김수이의 말을 빌자면 “충실한 녹취의 기록이며, 잡음까지 고스란히 재현하는 성능 좋은 재생기”를 닮았다. 방송으로 치자면 녹화방송이 아닌 생방송이란 얘기인데, 안정감은 있지만 생명력이 없어 도무지 사랑할 수가 없는 마네킹이 앞엣것이라면 후자는 아슬아슬한 미니스커트를 입고 팔짝팔짝 뛰어다니는 통에 맘을 졸이게 하지만 생명력이 넘쳐 사랑할 수밖에 없는 나이 어린 애인 같다고나 할까. “아무도 막아주지 못한 생애의 저음부”를 마구 휘젓고 다니는 이 애인, “바닥을 지나”온 참담함이 있다지만 그래도 이 애인,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탄력 있게 생을 부리는 이 애인의 별별 상상력은 참으로 다채롭다.

물론 이에는 시인의 부지런함이 한몫을 한 탓일 게다. 시인은 마치 내장 속을 휘젓고 다니는 불 달린 주둥이, 달리 말해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는” 수면내시경 기계 끝에 달린 카메라처럼 우리 삶의 구석구석을 생생하게 찍어대고 현상하고 전시하느라 바쁘다. 그래서 시인의 눈에 귀에 걸리지 않는 게 없다. “먹다 만 고등어, 삼거리 매점에서 산 판피린 한 병, 병원의 국물냄새, 상투적인 연속극, 젋고 유능한 한의사, 지하철 사물함에 버려진 신생아, (스)님짜장” 등 일상 속에 널려 있는 시의 반짝이는 순간들을 채집하느라 시인은 머무는 게 아니라 늘 길 위에서 호흡중이다. 그 순간순간 이런 시들 또한 건져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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