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사랑하는 우리 할머니가 거북이로 변한다면?
세계 곳곳에 숨어 있는 보석 같은 작품들을 작품 해석력이 뛰어난 그림과 함께 소개해 온 ‘다림 세계 문학’의 열 번째 책이다. 호기심을 자아내는 이 책의 제목 ‘셰익스피어를 사랑한 거북이’는 주인공 엘리사의 외할머니를 가리키는 말이다. 젊은 시절 연극배우로 활동하기도 했던 할머니는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너무나 좋아해 지금도 손녀 엘리사와 함께 즐겨 연기한다.
할머니와 떨어져 사는 엘리사는 가끔 빨간 모자처럼 할머니 집에 들러 할머니를 보살펴 드린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엘리사는 할머니의 모습이 이상하게 변해 가는 것을 느낀다. 머리카락이 빠지고, 등이 굽어지고, 팔과 다리는 굵어졌다. 마치 거북이가 된 것처럼. 완전히 거북이로 변한 할머니를 보고 엘리사가 놀라자, 할머니는 한술 더 떠서 언젠가부터 거북이가 되고 싶었다고 말한다.
엄마에게 말하고 도움을 청하고 싶지만 이상하게도 엄마와 할머니는 알 수 없는 비밀 때문에 서로 만나지 않는다. 이제 누구의 도움도 없이 엘리사 혼자서 할머니의 비밀을 지켜나가야 한다. 추운 날씨 때문에 겨울잠에 빠진 거북이 할머니. 그런데 베네치아에 수면이 기록적으로 상승한다는 경보 사이렌이 울린다. 할머니를 어떻게 깨워서 피신시키지? 엘리사는 거북이 할머니를 무사히 지킬 수 있을까?
할머니가 거북이로 변한다는 어떻게 보면 황당하고 어떻게 보면 환상적인 설정이 소설 속에서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녹아나 있다. 이 소설의 작가인 실바나 간돌피는 이 작품으로 완벽할 정도로 설득력 있는 등장인물과 배경, 그리고 과장되지 않고, 풍자적이면서도 정확한 글쓰기라는 찬사를 받으며, 이탈리아 최고의 동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 찬사를 입증하듯『셰익스피어를 사랑한 거북이』는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에 번역 출간되고, 국제아동도서협의회(IBBY) 아너 리스트에 오르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탈리아 최우수 일러스트레이터로 뽑힌 적이 있는 파비안 네그린은 환상적이고 강렬한 그림풍으로 작품의 배경이 되는 베네치아의 분위기를 잘 살려 그려서 독자들이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