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선 융과 그의 제자이자 동반자인 세 사람의 여성 분석가들의 아니마(anima) · 아니무스(animus) 이론을 종합한 후, 그 이론을 정신분석가로서 저자가 수집한 한국인의 꿈, 정신과 임상사례, 현대시, 무속 및 민담, 그리고 , 등의 전통 사상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살펴 보고 있다. 서구의 이론을 가져와 우리 현실에 접목해서 실증적으로 분석한 점이 돋보인다.
아니마와 아니무스는 융의 용어로, 각각 남성의 마음 속에 있는 여성, 여성의 마음 속에 있는 남성을 일컫는 말이다. 프로이트가 여성의 열등감을 남근선망의 심리라고 말하면서 여성의 심리를 남성 우위의 관점에서 기술했다면, 융의 아니마, 아니무스 이론은 남녀를 동등한 선상에서 보면서 남녀의 의식과 무의식의 차이를 중시한다.
아니마는 사람들 마음 속에 깃들어 있는 여성성으로서, 막연한 느낌과 기분, 육감, 비합리적인 것에 대한 감수성, 사랑의 능력, 자연에 대한 느낌 등의 능력을 관장한다. 가령 성모 마리아, 마릴린 먼로 같은 여성이나 또는 조국이나 혁명도 아니마를 대변한다. 반면, 아니무스는 사람들 마음 속에 깃든 남성성이다. 남성적인 책임과 믿음, 잔인함과 광폭성을 아우르는 이 심리적 원형은 흔히 아폴로나 헤라클레스, 타잔 혹은 간디나 낭만적인 브래드 피트의 모습 등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 역사에 등장한 대표적인 아니무스로는 역사적으로는 선덕여왕, 신사임당, 황진이, 논개, 허난설헌 등이고 전설에서는 춘향과 심청, 바리데기 등이, 사회적으로는 여자 큰솔들, 린다 김과 같은 무기 로비스트들, 앵커우먼, 여류시인 등이 있다.
그 밖에도 저자는 , , 등 한국의 민간전승과 한용운, 김수영, 이해인 등의 시, 나아가 유교, 불교, 도교 등 한국 전통사상까지도 아니마, 아니무스 이론으로 설명해 내고 있다. 심리학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일독해 볼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