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쓴다는 것, 자발적으로 하루하루 자신의 삶을, 자신의 생각을 꼬박꼬박 써나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여기 암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상태에서 죽기 직전까지 인터넷에 자신의 일기를 올린 한 남자가 있다. 중병에 걸려 죽음 직전에 이른 주인공을 떠올리면 너무나 감상적이지만, 그건 영화나 드라마 속 이야기이고, 현실 속의 그는 놀랍도록 차분하고 담담하고 솔직하다. 그러나 죽음 앞에서의 이런 태도도 아무나 보여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리라.
이 일기의 주인공은 중국인 루요우칭. 교사, 광고인 등으로 왕성한 사회 활동을 하던 그는 경부암으로 37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딸아이에게 줄 선물 삼아', '암 환자가 어떤 심정과 어떤 처지가 되는지, 사람들로 하여금 관심을 갖게 하고 싶어서' 중구의 유명 문학 웹사이트인 룽수 홈페이지(www.rongshu.com)에 자신의 일기를 연재했다. 2000년 8월 3일부터 10월 23일까지 약 세 달 가량의 일기는 '100편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마감되었다.
죽음을 앞두고 쓴 일기인 만큼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이 곳곳에 드러나는 것은 물론이며, 10살 난 딸아이와 가족에 대한 사랑, 어린 시절의 추억 등과 같은 개인적인 내용과 더불어 중국의 역사와 문화, 사회에 대한 관심이 시종일관 견지된다. 시시각각 죽음이 다가오는 뒷편으로 갈수록 마음에 와닿는 글귀들이 늘어나며 담담한 물빛 문체 속에 서서히 감동이 배어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