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윤리는 돼지에서 이식한 허파로 호흡하고, 복제 인간의 안구를 떼어 내 눈에 붙이고 다니는 그런 거창한 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 지금부터 당신의 친구들 중 7명의 이름을 머리에 떠올려보자. 통계에 의하면 부부 7쌍 중 하나가 불임부부라니까, 당신의 사랑하는 친구 중 어느 한 커플은 평생 아이를 가지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게 당신이라면? 인공수정 기술이라는 과학에 한번쯤은 기대볼 마음쯤 생기지 않겠는가.
생명윤리는 이렇게 멀리 있지 않다. 당신의 남편이 심한 정자 감소증이이어서, 혹은 아내가 난관폐쇄증이어서 남편의 정액을 당신의 몸에 주입하거나, 체외수정한 난자와 정자를 모체 자궁 내에 이식시키는 인공수정 쯤은 해볼만 한 일이기도 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조차 불가능한 당신이라면? 혹 절대 비밀에 붙인 정자 제공자의 정액을 몸안에 주입받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부부의 난자와 정자를 키울 자궁만 대리모에게서 빌린다면?
인위적으로 생명을 늘이거나 줄이는 일, 기능을 연장시키는 일... 이 책은 안락사와 생식보조 등 의료윤리의 영역을 넘어 사회 관행과 제도, 의식과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온 생명윤리의 쟁점에 대해 요목조목 얘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