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년 간, 집과 공간 이야기를 맛깔나고 명료하게 담아온 건축칼럼니스트 서윤영!
우리가 정을 붙이고 살 수 있는 집은 어디에 있을까.
철근과 콘크리트가 아닌 말과 글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을 지어보자.
우리가 흔히 ‘집’이라고 하는 말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우리 집은 아파트입니다.’라는 말처럼 단순히 가옥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우리 집은 어머니가 안 계십니다.’라는 말처럼 가정을 뜻하기도 하며 ‘그 집이 원래 그런 집이다.’라는 말에서처럼 가풍을 의미하기도 한다. ‘요새 누가 돌잔치를 집에서 하나요?’라고 할 때의 집은 가옥일까 가정일까. 정확하게 말하자면 ‘요즘은 돌잔치를 집에서 하는 예가 드물다.’라는 주거 문화를 뜻하는 말일 것이다. 이처럼 주거 문화란 이렇게 물리적 가옥을 중심으로 그 집에서 어떤 행태가 이루어지고 어떤 문화가 꽃피는가 하는 것이다.
어쩌면 인간 생활의 필수 요소인 '의식주(衣食住)'라는 말은 '주의식(住衣食)'으로 순서가 바뀌어 쓰여야 할지도 모른다. 삼삼오오 모이면 내 집 마련에 대한 이야기가 주요 화제가 되고, 연일 주택 마련, 집값 상승 이야기가 신문 기사와 방송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등 '집'은 우리의 화두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요즘 우리는 단순 거주나 소유, 재산 증식의 가치만이 있는 집,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대변해주는 매개체로서의 집, 과시나 자랑의 수단이 되어버린 집, 물리적 가옥만 있을 뿐 가정이나 가풍, 주거 문화는 거의 없는 집에 살고 있다.
의식주 중에서 옷과 음식은 단순히 패션과 레시피를 넘어 하나의 문화현상이자 사회현상으로 파악한 책들이 많다. 그러나 아직 건축은 좀 부족한 편이다. 그중 집은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물론 집에 대해 다룬 책은 많지만 인테리어, 부동산, 내집마련, 전원주택 등에 치중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주거문제는 또한 하나의 사회현상이자 문화현상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 지난 12년간 저자 서윤영이 꾸준히 해왔던 작업이다.
집을 통해 한 시대의 문화를 읽어내고, 건축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돌아보며 지난 10여 년 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 이 책은 시대의 거울이라는 주택의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남성보다 더 밀접하게 집과 관련을 맺고 있지만, 은연중에 소외당하는 여성의 모습을 추적한다. 또한 우리나라 주거 형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파트와 그 그늘에 가려진 집들을 살펴보고, 우리를 유혹하고 억압, 조종하는 건축물들의 비밀을 파헤치는 등 숨겨진 집의 다양한 표정을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