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흑인이다. 또한 백인이다." 흑인해방운동의 선봉에 선 혁명가의 선언 치고는 퍽이나 유하고 어딘지 철학적인 느낌을 주는 말이다. 프랑스 식민 치하의 작은 섬에서 태어나 국적을 버리고 알제리 독립운동에 앞장섰고 식민지 해방 후에는 아프리카 연합국 건설을 꿈꾸었던 혁명가, 정신과 의사이자 민족주의 사상가, 마틴 루터 킹과 말콤 엑스가 성서처럼 여기던 책의 저자. 프란츠 파농은 일생 동안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잃지 않았고, 그의 정체성에 대한 처절하도록 진지한 사색과 열정이 '검은 예수'를 낳았다. 실존의 탐구와 영혼의 참된 해방에 바쳐진 그의 짧은 일생을 통해 우리는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까? 정녕 "그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