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뚜렷한 연구 없이 버려졌던 근대 미술 비평사를 새롭고 성실하게 조망한 책이다. 정치적 격동기 속에서 극적인 변화를 맞이해야만 했던 근대 미술의 거친 운명만큼이나 이에 대한 비평 역시 여러가지 형태로 제기되었건만, 근대 미술의 역사를 다시 고찰하는 작업도 지난했던 상황상, 비평사에 대한 제대로 된 접근이 거의 전무했던 것은 어쩌면 당연했을 지도 모른다. 저자는 거의 사명감에 가까운 태도로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 우리 화단의 미술 비평의 흐름을 정리하였다.
19세기 후반의 미술비평에서는, 현재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으나, 화단의 비평사를 이끌어 나갔던 옥계사(玉溪社), 벽오사(碧梧社), 서원시사(西園詩社), 직하시사(稷下詩社) 등의 예술가 조직과 김정희(金正喜), 신위(申緯), 조희룡(趙熙龍), 나기(羅岐), 김석준(金奭準) 등으로 이어지는 19세기 미술비평가들의 미술사학과 사상을 살펴 그 흐름을 정리하였다. 20세기로 넘어와서는 20세기 전반 서구미술이론의 유입과 함께 고유성과 이식성이 대립되는 과정, 조선미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비평가들이 펼친 '조선미술론'의 형성과 성장과정, 프롤레타리아 미술론 대 심미주의 미술론이 대립과 치열한 논쟁을 거듭하는 과정 등의 비평사 흐름을 시기별·특징별로 서술했다. 다음, 김복진(金復鎭), 김용준(金瑢俊), 윤희순(尹喜淳) 등 20세기 전반의 화단비평을 주도한 주요 인물들의 미술비평과 이론을 체계적이고 깊이있게 조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