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소설 하권에서는 가족적 상상력과 탈가족적 상상력이 길항하는 염상섭의 『삼대』와 채만식의 「태평천하」를 비롯하여 가족적 상상력을 넘어서 사회적, 민중적 상상력으로의 확산을 보여 준 이기영의 『고향』과 김정환의 「모래톱 이야기」를 한 자리에서 음미하며, 한국 근대사와 근대문학의 전개과정상 특성을 조망하게 된다. 이어 황순원의 『나무들 비탈에 서다』, 최인훈의 『광장』 , 김원일의 『노을』, 윤흥길의 「장마」와 더불어 분단 모순의 질곡과 상흔을 재체험하고 분단 초극의 상상력에 동참할 수 있는 예지를 가늠해 본다. 한국 현대문학사의 전개 과정에서 사회적 상상력의 표상적 우위를 보인 것은 사실이나 그 대안에서 운명과 존재의 심연을 웅숭깊게 탐문한 서사적 도정 또한 중요한 문학적 풍경이었으니, 김동리의 「까치 소리」, 손창섭의 「잉여 인간」,박상륭의 『죽임의 한 연구』를 통해 그 성찰에 동참할 수 있기를 당신은 희망할 것이고, 나아가 김승옥의 「무진기행」, 서정인의 「강」,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최인호의 「타인의 방」등의 소설들을 통해 자유에의 의지 혹은 자기 세계로 나아가는 상상력과 인식의 지평을 추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