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소설 같은 이야기』는 로랑스 가문의 4대에 걸친 사랑의 역사와, 사랑의 열정과 고통, 쾌락에 관한 지성들의 눈부신 잠언을 촘촘히 엮어 만든 정교한 패치워크 같은 소설로, 사랑이라는 불가해한 영역 저편에 드리워진 환상의 장막을 거침없이 걷어내며 사랑의 맨몸을 마주하게 한다.
반짝이는 지성과 섬세함, 대담한 마녀와 같은 재능으로 현대 프랑스 문단에서 특별한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그 품안에』로 페미나 상을 수상하며 프랑스 평단과 독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카미유 로랑스의 작품인 이 책은 작가 자신의 경험을 소재로 한 오토픽션이었기에 남편으로부터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판매금지 소송을 당하기도 했으나, 프랑스 법원은 "삶 자체에 이미 소설적인 요소들이 뒤섞여 있어" 현실과 문학의 완전한 분리는 어렵다며 작가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책은 불같이 타올랐다가 그 열정이 꺼져버리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젊은이들의 사랑뿐 아니라, 세월을 견디며 간직해왔으나 ‘정’이라 치부되어온 어머니 세대들의 사랑까지 담고 있다. 오래된 장롱의 결을 쓰다듬듯 책 속에 펼쳐진 사랑의 계보도를 따라가는 사이, 독자들은 감미로운 사랑의 이면, 질척거리고 비루하며 스산한 사랑의 바닥을 들여다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새로 시작되는 관계의 기쁨에 들뜨는 봄날의 사랑이라기보다는, 이미 지나가버렸지만 아물지 못한 사랑의 상처로 아파하는 이들이나 사랑에 대해 환멸 어린 경험을 한 이들에게 먹먹함을 안겨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