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아직 한국에 광고문구를 쓰는 것이 직업일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기 전인 1970년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30년 이상을 카피라이팅이라는 광고전선에서 활동중인 카피라이터이다. 그런 그가 ‘이 땅에서 태어나 전쟁 터져 피란 갔다 오고 학교 다니고 군대 다녀오고 결혼하여 자식 낳아’ 길러온, 평범한 대한민국 보통사람으로서의 경험담을 풀어내고자 할 때 필요한 키워드는 무엇일까? 저자가 선택한 것은 ‘술’이다.
이 책은 서른 다섯가지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에는 저자와 함께한 술자리의 경험이 풀어져 있다. 무슨 술 마신 이야기로 책을 한 권 내느냐는 질문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담고 있는 술은 술 그 자체로서만이 아니다.
술과 그 경험을 가능하게 했던 배경들을 풀어낸 글 속에는 울분에 찬 시대에 대한 이야기와, 특별했던 술 한잔에 대한 이야기와 그 자리에 함께 했던 여러 사람들에 대한 단상들이 모자이크처럼 펼쳐진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입담좋은 주당과 함께 삶을 안주삼아 한잔 기울이는 듯한 기분에 빠져들게 된다. 더불어 이야기의 사이 사이, 저자가 직접 전국의 산야를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들의 글의 여백을 채워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