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은 키보드이고, 눈은 망치이며, 영혼은 끈이 달린 피아노이다. - 칸딘스키
모네의 [건초더미]에서 받은 충격으로 추상회화로 들어서게 된 칸딘스키는 색을 음악에 비유하곤 했다. 유명한 저서 『예술에 있어서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에서 그는 영혼을 피아노에 비유하며 “예술가는 연주하는 손으로 하나의 키 또는 다른 키를 두드려서 영혼이 떨리게 만든다”라고 했다. 또 다른 책 『점 선 면』에서는 “순수한 예술가는 ‘내적이며 본질적인’ 느낌만을 표현하려고 해야 하며 피상적이고 우연적인 것은 무시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이에 반해 클레는 약혼녀에게 보낸 편지에 “우리는 왜 흰 꽃이 있는 작은 정원을 만들고 종일 울타리 너머로 바라보아야 한단 말이오? 우리의 정원은 넓게 열려 있는 세계이며 싸우는 곳이 아닙니다. 아주 많은 종류의 씨를 심을 수 있는 곳입니다”라고 썼다.
칸딘스키나 클레가 추상이라는 회화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20세기 초반은 신인상주의, 야수주의, 표현주의, 입체주의, 초현실주의, 절대주의, 미래주의, 오르피즘이라는 미술사의 새로운 사조가 한꺼번에 나타났다 사라진 시기였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하듯 칸딘스키가 창립한 『청기사 연감』에는 마르크, 쿠빈을 비롯하여 반 고흐, 피카소, 세잔, 고갱, 앙리 루소, 들로네, 마티스의 그림이 실렸다. 책장을 넘기며 시대를 풍미했던 많은 화가들의 작품을 보는 기쁨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