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에게 미국이란 무엇일까? 미국의 실체는 무엇일까? ‘미국’이란 말을 떠올릴 때마다 우리를 곤혹스럽게 하는 그 아찔한 현기증은 무엇일까? 혹 한낱 신기루에 불과한 것 아닐까?
스스로를 “반반미주의자”(anti-antiamericanist)라고 부르는 저자는 이 질문에 해답을 찾기 위해서 1년 가까이 미국 대륙을 종횡무진으로 누비고 다녔고, 그 결과를 한 권의 책에 오롯이 담아냈다. 고속도로 순찰대원, 레스토랑 여종업원, 인디언, 미국계 아랍인, 교도소 간수, 쇼걸 같은 보통사람들에서 우디 앨런,샤론 스톤, 조지 부시, 힐러리 클린턴, 바락 오바마, 조지 소로스, 프랜시스 후쿠야마, 새뮤얼 헌팅턴 같은 유명 인사들에 이르기까지, 동부의 뉴포트에서 북부의 디트로이트, 시카고, 러슈모어, 서부의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남부의 댈러스, 뉴올리언스, 애틀랜타 등을 거쳐 다시 동부의 보스턴으로 돌아오기까지, 길 위에서 만난 다양한 인물과 장소들을 통해 21세기 미국 사회의 조감도를 펼쳐 보인다.
“작가에게는 홀로 방랑하고 빈둥거리면서, 어떤 곳으로 가더라도 어디에도 가지 않는 것처럼 가고, 머뭇거리고, 바람 따라 걷고, 어린아이처럼 우연에 몸을 맡기고, 즉흥적으로 길을 고르는 여행이 제격이지 않겠는가? (…) 어떻든 이 책은 길이 만들었다. 미국의 초상이라는 불가능한 작업을 해나가는 방법이 되어준 것은 바로 길이다. 이제 가보도록 하자.” (본문 중에서)
그런데 『아메리칸 버티고』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감각적이거나 신변잡기적이거나 박물지적인 여행담과는 거리가 멀다. 철학자이자 저널리스트로서 사소한 디테일이나 단상에 현혹됨 없이 미국이라는 텍스트를 정면으로 독파하고자 하는 저자의 야무진 포부가 예리한 시각과 풍부한 지식, 촌철살인의 필력과 어우러져 독창적인 아메리칸 스펙터클을 만들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