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 제주4·3 사건!
‘빨갱이가 되어버렸던’ 사람들, 고통의 기억을 재생하다
“다른 건 다 잊어불어도 어떵 4·3 때 일을 잊어? 그건 잊지 못허주. 하도 고독헌 시절이라노난.”
“빌레못에서 희생되신 분들이 사상적으로 그렇게 된 사람들이라고 하면 우리도 납득이 가지요. 그런데 칠십이 넘은 할아버지, 할머니, 한 살짜리 어린아이도. 살인이야!”
“세상에, 애기를 돌에 내부쳐서 죽였다는 거라. 글쎄, 일곱 달 된 애기라. 참 애기도 잘 났데. 지금 살아시민 육십일 거여.”
4·3은 흔히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으로 불리며, 오늘날 제주를 비롯한 한국 사회의 질곡과 갈등의 시원(始原)이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이다. 4·3과 함께 민족의 분단이 촉발되었으며, 이를 통해 남한 사회의 야만적인 빨갱이 배제와 배척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4·3의 역사적 의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4·3에 대한 역사적 조명과 평가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4·3은 오랜 기간 금기의 역사였고, 4·3과 함께 시작된 한국 사회의 모순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시 4·3을 몸으로 겪은 이들마저 사라지고 있다. 4·3 체험자의 대부분이 노령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아니면 누구도 들려줄 수 없는 이야기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어느덧 4·3은 우리에게 낯선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이 책은 시대가 한 개인의 삶을 송두리채 앗아간 역사를 생생히 전달한다. 너무나도 무거웠던 세월을 안고 살아온 4·3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공권력에 의한 민간인 대량 학살’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장면을 다시 불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