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학이 짊어지고 있는 짐은 이미 우리 문학의 특성이다. 민족문학, 민중문학으로 이어지는 문학 논쟁은 곧바로 우리 사회에 대한 논쟁으로 읽을 수 있다. 문학가들은 무엇보다 먼저 우리 사회에 대해 의견을 밝힐 것을 요구받았고, 그 질문은 우리 문학이 짊어지고 버리지 못하는 짐보따리이다.
심미주의, 유미주의는 아름다움 이외에는 말하지 않는다. 이 책은 심미주의자 마르시아스 심의 자기소개서이자 출사표이다. 그는 표제작인 에서 여자의 아름다움 외엔 생각하지 않는 보석 디자이너를 통해 미를 추구하는 행위를 기괴하고도 아름답게 그렸다. 또, 두번째로 실린 에서 아폴론에 대항하여 예술가로서 죽어간 반인반수의 마르시아스를 통해 자신을 소개한다.
작가는 아름다움을 위해서라면 신체 훼손이나 살인, 불륜도 꺼리지 않는다. 10편의 작품 속에서 작가는 문학이나 예술, 어느 것에도 주눅들지 않는 모습으로 버티고 서서, 자신이 '겪은' 아름다움을 풀어냈다.
문학평론가 황현산은 작가가 '지금 여기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한 시대의 문학적 사건'이라고 했는데, 이는 작가가 한국문학에서 가지는 특이성을 보여준다. 신화 속의 마르시아스는 아폴론에게 "네가 신이라면 나는 예술가다"라고 외쳤으며, 그 이름을 딴 작가는 "나는 예술가이다. 예술을 위해서라면 악마의 충고에도 귀 기울이기를 마다하지 않은......"이라고 밝혔다. 한국 문학의 전혀 다른 면모, 남다른 말투를 감상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