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일본의 카프카’ 아베 코보
일상에서 도피하기 위해 떠났다가 또 다른 일상의 반복에 갇힌 남자
초현실주의적 수법으로 일상의 의미와 자유에 대해 심도 깊게 파고든 수작
“기다리는 시간은 고통스러웠다. 시간은 뱀의 화살처럼, 깊은 주름을 그리며 몇 겹으로 접혀 있었다.”
일본의 카프카, 아베 코보
아베 코보는 《뉴욕타임스》선정 세계 10대 문제 작가 중에 속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가이다. 그와 동세대인 전후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로는 미시마 유키오, 오오카 쇼헤이 등을 들 수 있다. 그들은 일상사에서 소재를 찾는 일본의 전통적인 사소설 작가들과는 차별성을 띠며, 인간의 존재 양식을 근본적으로 묻는 관념적 성향과 새로운 방법론 추구를 특징으로 한다.
아베 코보는 초현실주의적인 수법으로 인간 소외, 정체성 상실 등 현대 사회의 문제를 심도 있게 파고든 작품들을 남겼으며, 현대 일본 문학의 국제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는 수상 소감에서 『만약 오오카 쇼헤이와 아베 코보가 살아 있었다면 이 상은 그들에게 돌아갔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전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미시마 유키오, 오에 겐자부로, 아베 코보를 들면서 그중에서 아베 코보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