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회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인 『돌의 내력』은 서사적이고 유려한 문체 속에 생에 대한 심오한 성찰을 담고 있는 수작이다.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작가 오쿠이즈미 히카루의 초기 대표작인 이 작품은 이미 미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에서 번역 출간되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뛰어난 문장력과 탄탄한 구성, 인간 심리의 이면을 파헤치며 드라마틱한 전개가 돋보인다.
「돌의 내력」은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읽는 이를 좀처럼 뿌리치기 힘든 기세로 몰입하게 만드는 흡인력을 갖고 있다. 과묵하고 성실하며 감정의 표현에 서툰 성격의 주인공이 몰두하는 암석과 광물의 세계는 우주의 단면을 엿보듯 신비롭고 매혹적이며, 동시에 그의 악몽 같은 현실 속에 구원을 가져다주는 초월적인 것으로 작용한다. 과거와 미래,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이중구성에 이어 시공을 훌쩍 뛰어넘는 마지막 장면의 감동은 마치 지금껏 침묵하고 있던 돌이 웅변을 터뜨리는 듯하다. 사이코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농밀한 심리묘사와 더불어,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내는 미궁을 그려내는 남성적이고 힘있는 문체도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함께 실려 있는 「세눈박이 메기」는 일본사회의 고유한 특징 중 하나인 토속종교와 혈족 문제를 아름다운 시골 풍경의 묘사와 함께 진지하고도 서정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기독교대학을 나온 작가답게 곳곳에 보수적이고 종교적인 색채가 엿보이지만, 마치 친척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 같은 유머러스한 에피소드 덕분에 거부감 입가에 잔잔한 웃음을 머금게 하는 푸근함이 느껴진다. 두 편 모두 문장 하나, 단어의 선택 하나 소홀히 하지 않은 섬세함이 돋보이는, 아쿠타가와 상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은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