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동안 열 명의 남녀가 한자리에 모여 하루에 하나씩 꺼내놓은 100개의 이야기로 되어 있는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페스트가 유럽을 휩쓸고 지나간 직후인 1348년 무렵, 인간관계가 죽음의 위협 앞에서 산산이 조각나는 상황에서 종교나 인간의 도리 따위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당에서 우연히 만난 열 명의 청춘 남녀가 근교 별장에 모여 나눈 이야기.
더욱이 세 청년은 일곱 명의 여인들에게 연모 혹은 호감, 연민 따위의 감정을 품고 있다. 자연 이야기가 사랑과 성(性) 등 온갖 ‘인간적이고’ 자극적인 주제로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신에 대한 마음을 배제하지 않은 인문주의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이 책에서는 《데카메론》에서 영감을 받아 그렸거나 그 내용을 충실히 형상화한 도판을 다수 실었다. 당대에 그려진 필사본 그림은 물론이고, 특히 20세기 초반에 파리에서 활동한 이탈리아 삽화가 움베르토 브루넬레스키의 컬러 도판을 각 이야기마다 실어 독자들이 《데카메론》을 읽고 보고 아울러 느낄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