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스스로 해방이 아닌 구속을 욕망하게 만드는
글로벌 자본주의의 야만적이고 세련된 지배 속에서
비평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 시대의 저명한 마르크스주의 비평가인 테리 이글턴과 신진 영문학자인 매슈 보몬트의 대담으로 구성된 『비평가의 임무-테리 이글턴과의 대화』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이글턴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가장 최근의 비평적 화두에 이르기까지 그의 전 생애를 포괄한다. 그의 학문적 여정을 따라가면서 그가 집필한 모든 책의 탄생 배경과 그에 대한 이글턴의 평가와 입장이 낱낱이 기록되어 있으며, 레이먼드 윌리엄스, 리비스, 비트겐슈타인, 루카치, 골드만, 알튀세르, 벤야민, 브레히트, 아도르노, 라캉, 제임슨, 지젝 등 수많은 비평가 및 이론가와 이글턴 간의 개념적 조우 또한 상세히 그려 내고 있다.
지식인은 되도록 광범위한 독자층에게로 다가가야 할 ‘의무’가 있다. 이글턴이 경계하는 것은, 유명한 급진적 지식인들이 그들의 의무를 방기하면서 아카데미가 요구하는 담론적 규범들을 묵종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문학을 비롯한 인문학 이론의 제도화 역사 자체가 인문학을 사회 현실로부터 절연시키고, 그것의 순수성을 작품으로만 한정하려는 정치적 의도 속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평가의 임무는 텍스트를 이론적으로 해석하는 게 아니라, ‘대중의 문화적 해방’에 참여하는 것이라는 말 속에 비평가로서 이글턴의 모든 것이 집약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