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년에 일어난 「모나리자」가 도난당한 사건은 미술계에 일면식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명화가 루브르라는 세계 최고의 미술관에서 사라졌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도난당한 지 2년 뒤 범인이 자수하고 도난품을 돌려주는 해프닝으로 인해 더욱 유명해진 사건이다. 당시 범인인 페루자는 조국 이탈리아에 그림을 돌려주고 싶어 저지른 일이라고 자백해 이탈리아인의 애국심과 동정심을 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페루자가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수한 후에도 진범에 대한 의혹은 끊이지 않았고, 「모나리자」의 진위 여부에 대한 여러 가지 추측들은 가라앉지 않았다. 「모나리자」를 훔친 범인으로는 유명한 시인 아폴리네르가 지목되기도 했고, 피카소가 공범이라는 소문도 나돌았다. 「모나리자」 도난 사건의 배후 인물로 발피에르노라는 남미의 귀족이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긴 했지만, 지금까지도 「모나리자」 도난을 둘러싼 비밀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나는 모나리자를 훔쳤다』는 기자 출신인 아르헨티나 작가 마르틴 카파로스가 1937년 데커라는 미국 기자가 「모나리자」도난 사건의 주범인 발피에르노라는 인물을 만났다는 기사를 우연히 접한 뒤 발피에르노의 행적을 추적하여 쓴 작품이다. 이 소설을 통해 마르틴 카파로스는 수수께끼같은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고 기상천외한 범죄를 계획한 한 인물의 일대기를 기발하게 재구성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불운한 운명에 휩쓸려 여러 차례 신분을 바꿔야 했던 비운의 인물을 통해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진다.
동시에 그는 남의 그림을 베끼는 일을 업으로 삼는 「모나리자」를 모사한 위조화가의 자기 변호의 말 속에 예술에 대한 철학과 위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풀어 놓음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진실은 과연 무엇이며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