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 칼(Sophie Calle)은 국내에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예술가다. 26세에 처음 사진 작업을 시작한 그녀는 27세가 되던 해인 1980년 파리 비엔날레에서, 27명의 사람들이 교대로 그녀의 침대에서 잠자는 모습을 사진과 함께 기록한 작품 로 대중에게 처음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이후 그녀는 사설탐정을 고용하여 자신을 미행하게 하고 그 자료와 사진으로 구성한 『미행La filature』, 호텔 여종업원으로 일하며 손님이 빠져나간 객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그들의 이야기를 허구로 재구성한 『호텔L'hOtel』, 길에서 주운 전화번호 수첩의 주인을 추적하기 위해 수첩에 적힌 인물들을 만나 사진을 찍고 인터뷰한 『전화번호 수첩Le carnet d’adresses』등의 작업을 통해 글과 이미지, 현실과 허구가 혼합된 형태의 새로운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다.
『진실된 이야기Des histoires vraies』 『뉴욕 이야기Gotham Handbook』는 이처럼 ‘새롭고 기발하며 자유로운’ 소피 칼의 예술 세계를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책이다.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풀어가는 『진실된 이야기』와 소설가 폴 오스터와 함께 "현실과 허구의 관계를 어떻게 놀이로 즐길 수 있는가"를 보여준 『뉴욕 이야기』는 소피 칼이 만들어낸 ‘이야기의 세계’를 독특하게 보여준다.
이 중 『진실된 이야기』는 아홉 살 때부터 마흔아홉 살 때까지의 중요한 ‘추억’들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 그녀는 자신의 삶을 사진으로 증명해 보이며 유년시절, 가족과 친구, 결혼생활과 이혼 등의 자전적인, ‘진실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하지만 독자들은 그것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허구인지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