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후들의 치열한 흥망성사 기록, 〈세가〉
이 책은 사마천의 《사기》 가운데 권 31 〈오태백세가〉부터 권 60 〈삼왕세가〉까지 이르는 부분을 완역한 것이다. 〈세가〉의 세世 자는 대대손손 이어진다는 세습의 뜻이다. 가家 자는 하나의 왕국을 이루었다는 의미로 쓰였다. 그러므로 〈세가〉는 곧 대대로 이어진 제후의 역사를 뜻한다.
오늘날 관점에서 보면 천하를 호령한 제왕의 성공 일대기인 〈본기〉보다 제왕의 자리를 둘러싼 경쟁에서 밀려나거나 제왕의 참모 등 2인자들의 삶을 다룬 〈세가〉가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다. 온갖 굴욕을 견뎌내며 마침내 천하를 호령하는 패자의 자리에 오른 월왕 구천과 그를 뒷받침한 문종과 범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바삐 천하를 주유하며 자신의 정치이상을 실현하고자 애쓴 공자의 일대기도 커다란 울림을 준다.
독자들은 〈세가〉의 인물들이 위로는 어떻게 일인자를 모시고, 아래로는 어떻게 백성을 다스렸는지를 고민했던 흔적들을 통해 독자들은 좀더 넓은 시야로 인생을 바라봐야 함을, 수많은 좌절 앞에서도 결코 무너지지 않던 그들의 역사를 통해 지금의 좌절이 결코 실패가 아님을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