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장의 사진은 일본 제국주의 패망의 상징이 되었다.”
“이오 섬 전투의 진정한 영웅들을 거기서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이다.”
1945년 초 일본 남쪽의 한 바위섬에서 있었던 이오 섬 전투(유황도 전투)는 인류사에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지옥 같은 풍경을 연출해 냈다. 36일 동안 2만 2000명의 일본군 병사들이 맨해튼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작은 땅 조각을 지키기 위해 단 216명의 생존자를 남기고 모조리 전사했고, 그들을 상대했던 미군 병사들 역시 전사자 약 7000명을 포함하여 2만 5851명이 사상하는 처참한 결과를 맞았다. 그리고 이 전투를 계기로 태평양 전쟁의 성패가 갈렸으며, 일본 제국주의는 완전한 패망의 길로 접어들었다.
거기서 찍힌 한 장의 사진은 전 세계 전사(戰史)에 길이 남을 불멸의 이미지가 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을 다룬 수많은 신문, 잡지, 책 등에서 우리가 수없이 보아 왔던 사진, 이오 섬에서 가장 높은 스리바치 산 정상에 거대한 성조기(星條旗)를 세우는 여섯 해병의 모습을 담은 사진 말이다. 그들은 오랜 시간 동안 끔찍하고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겪은 후 깃발을 들고 산정에 올라 영원히 일본 제국주의 패망의 상징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누구이고 어떻게 해서 거기에 이르게 되었는가? 저자 제임스 브래들리의 아버지인 존 브래들리는 AP통신의 사진 기자였던 조 로젠탈의 사진에 찍힌 해병들 중 한 사람이었다. 저자는 미 해군 십자 훈장까지 받았던 아버지가 왜 그 사실을 평생 숨겨왔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아버지와 그 전우들의 생애를 추적해 들어간다. 이오 섬까지 이르는 그들의 삶을 통하여 태평양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 요충지인 그곳에서 있었던 비극적인 전투의 풍경들과 전쟁 이후 그들이 맞이했던 또 다른 비극들을 낱낱이 보여 준다. 충실한 자료 조사를 거친 극도로 사실적인 역사 서술과 치밀한 전투 묘사는 우리를 단숨에 전쟁의 지옥 속으로 빠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