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속에 ‘삶’과 ‘사람’ 그리고 ‘사랑’이 있었다
편견과 경계를 허무는 “일상의 종교학”
용산 주한미군 영내의 유대교 회당에 가면 남자들이 앞줄에, 여자들이 뒷줄에 앉는다. 이유는 명쾌하다. 남자들은 앞에 여자들이 있으면 ‘딴 생각’을 하기 때문이란다. 한편 대한민국 남자들이 꿈에도 생각하기 싫다는 ‘두 번 입대’를 정말로 하는 이들이 있다. 의무 복무 후 군종장교로 다시 입대하는 성직자들이다.
2014년 가을부터 매주 금요일자 조선일보에 실렸던 동명의 칼럼을 엮은 이 책은 개신교.불교.원불교.천주교 등 여러 종교에 얽힌 71가지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담백하게 담아냈다. 2003년부터 종교전문기자로 활동 중인 조선일보 김한수 기자가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까운 이야기들을 맛깔나게 풀어놓은 것. 소탈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성직자들의 일상을 비롯해 사찰음식에 된통 당한 뒷이야기, 노량진 수산시장만큼이나 활기찬 각 종교시설의 새벽 풍경 등 무거움을 벗어던진 ‘일상의 종교학’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더불어 스님들의 법명이나 천주교 신자의 세례명에 담긴 의미, 왜 여기서는 ‘하느님’이라 하는데 저기서는 ‘하나님’이라 하는지, 해마다 부활절 날짜가 달라지는 까닭 등 종교가 없는 이들은 물론, 해당 종교의 신자들도 한번쯤 궁금해 했을 내용에 대해 전문기자답게 명쾌한 해설을 곁들였다.
종교는 재미없고 지루하다고만 생각해왔다면, 유쾌한 웃음과 묵직한 울림을 선사하는 주옥같은 71가지 이야기들을 통해 엄숙함을 내려놓은 종교의 진짜 얼굴을 만나보자. 편견과 경계가 허물어지는 그 순간, 종교는 타인과 세상을 한층 더 이해하게 해주는 창(窓)으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