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생물학자인 로빈 베이커가 있는 그대로의 인간의 성을 이야기하고자 대중을 대상으로 쓴 과학책. 이 책에 의하면 사람들이 호감 가는 대상과 성교를 하고 싶어하고, 아이를 낳고 싶어하고, 결혼을 해서 평생 동안 배우자와 함께 살아가려 하고, 때로는 외도를 하기도 하는 이유는 다 개개인이 갖고 있는 종족보존 본능 때문이다. 남들보다 우월한 전략을 구사해서 자신의 유전자를 물려받는 후손을 많이 남기는 것이 인간이 성생활을 하는 단 하나의 이유인 것이다.
이러한 종족보존 본능이 발현될 때는 사람의 몸속에서 어김없이 정자전쟁이 일어난다. 여자의 몸속에서 여러 남자의 몸에서 사정된 정자 부대들이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는 사실 그 자체가 인간의 성을 설명하는 키워드인 동시에 이 책의 핵심이다.
이 책의 각 장면은 인간의 성생활과 관련한 에피소드와 이에 대한 과학적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영국의 『선데이타임스』에서 올해의 가장 재미있는 과학책으로 『정자전쟁』을 꼽으며 이 책의 가상 섹스 장면들이 최고의 픽션이라고 평가했을 만큼 이 책의 에피소드 부분은 소설 못지않은 재미를 제공해준다. 한 부부의 주기적인 성생활뿐만 아니라 자위행위하는 여자의 모습, 외도의 현장, 집단 성교, 강간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성과 관련된 대부분의 양상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성교 후에 흘러나오는 분비물이라든지 몽정 후의 느낌과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도 놓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