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는 단수 시조집으로, 김제현 시인의 좀 더 쉽고 재미있는 시조를 써보고 싶은 작시 태도가 담겨 있다. 그의 시편은 따로 해석이나 주석이 필요 없을 만큼 낯익은 경험과 형식으로 점철되어 있고, 낯익은 경험이기에 전언이 쉽게 전달된다. 시형 또한 겉으로 얕고, 밖으로 단순하다. 그러나 겉보기가 얕고 단순하다고 해서 가벼이 볼 수 없는 것이 그의 시편이다.
또한 그의 시는 자기관찰적이고 반성적이다. 자신의 일상 그 자체가 다름 아닌 그의 시다. 시의 화자와 시인이 동일 인물이다. 그의 고독 시편들은 한결같이 우리와 친숙한 가락과 진솔한 자기현시로 이루어져 있다. 근자 현실에 강력한 관심을 표현한 시들, 그중에서도 언어가 지닌 지시적 기능을 강조한 시보다 오히려 이러한 그의 진솔한 울림의 시가 호소력이 강하다.
시와 삶의 일치라는 인생론적 시학이 그의 시 방법이다. 그의 시는 시와 시인의 분리란 형식 이론과 무관하다.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절로 생겨나는 것이다. 시종일관 그의 시는 서구적 담론 안의 근대적 시각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전근대적인 시인, 말하자면 반모더니스트이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