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시대 소설 중 최고의 걸작”
‘아큐정전(阿Q政傳)’의 저자 노신(魯迅)이 극찬한 금병매는 중국 송대의 혼탁한 사회상과 인간의 본능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낸 걸작소설로 그 문학적 가치가 높다. ‘삼국지’·‘수호전’·‘서유기’ 등과 함께 중국 4대 기서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금병매’는 여러 이설이 있으나, 명대 만력(1573∼1620) 중기, 즉 16세기 말엽에 흔흔자가 서문을 쓴 소소생의 작품이라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1933년 중국에서 ‘금병매사화’라는 제목의 판본이 발견되었는데, 거기에 ‘난릉 소소생 작 금병매전’이라는 글귀가 나왔던 것이다. 또 일설에는 왕세정이 찬하였다고도 하는 이 장편소설은 ‘수호전’에 나오는 서문경과 반금련의 불륜 관계를 소재로 하여 당시 명나라 사회에 만연하는 온갖 부패와 부정을 통렬하게 풍자·비판하고 있다. 흔히 ‘금병매’를 흥미 위주의 도색소설로 치부하는 경향이 없지도 않지만, 이는 이 작품이 지닌 사치적 배경을 간과한 결과이다. 그만큼 ‘금병매’는 문학적인 깊이와 함께 작품의 다양성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야기의 발단은 ‘수호지’에 나오는 양산박의 호걸 무송이 경양강에서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는 데서부터 시작하여, 무송의 형수인 반금련과 천하의 호색한 서문경과의 밀통, 반금련의 남편 독살, 서문경의 온갖 비리와 악행, 그리고 무송의 복수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전반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무송의 담력과 용맹에 대해서는 ‘수호지’로 미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이 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서문경과 반금련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갔음을 밝힌다. ‘금병매’는 무송의 담력과 용맹을 그리는 데 목적을 둔 무협소설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병매’라는 제목은 서문경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여자들 중 주요 인물인 반금련·이병아·방춘매의 이름에서 각각 1자씩 따 붙인 것이다. 중국 송대의 혼탁한 사회상과 인간 본능의 애증이 빚어내는 온갖 갈등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금병매’는 ‘아큐정전’의 저자 노신이 ‘동시대 소설 중 최고의 걸작’이라고 극찬할 만큼 그 문학적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평역의 대본으로는 100회분 ‘금병매사구’를 바탕으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