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문명이라니. 알다시피 바다에는 도시 하나 없다. 결국 이 책은 대서양을 둘러싸고 유럽과, 신생국가 미국이 만들어낸 문명에 대한 역사적 고찰이다.
포르투갈의 항해왕자 엔리케가 일종의 해양학교를 세우고 아프리카 탐험과 대서양 탐험을 시작하기 전까지 대서양은 죽음을 의미했다. 희망봉에 진출한 적이 없던 유럽인들은 아프리카의 어느 지점을 통과하면 너무 뜨거워 모두 타죽어버릴 것이라고 상상했고, 흑인은 당연히 그 뜨거운 날씨 탓에 피부를 그을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시작된 대서양의 탐험은 단순히 모험이 아니라 해양에서의 주도권 다툼이 되었다. 이 주도권은 포르투갈의 손에서 에스파냐로, 에스파냐에서 다시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에게 차례로 넘어간다. 제2차 세계대전의 종식과 마셜 플랜, 브레튼우드 체제하의 대서양은 결국 미국의 것이 되고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먼저, 다음 저서로 를 기획하고 있다는 저자의 범세계적인 시각에 감탄하게 된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이슬람 문화권과 서구 문화의 대립부터 유럽 통합의 움직임 역시 대서양을 둘러싼 거대 문화권의 경쟁 또는 대립으로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또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서세동점(西勢東占)의 물결, 그 첫머리에 대해 생각해볼 수도 있다. 아울러 글과 함께 실린 다채로운 그림, 사진들을 보면 뿌듯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