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 마르고 다리 힘 없고 소심해 슈퍼 히어로를 동경하며 피겨를 갖고 노는 재훈이는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말문을 막히게 하는 대답으로 상담이라는 벌을 받게 된다. 선생님 말문을 막은 건, 자신이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 신원 도용의 피해자는 절대 되지 않을 것이란 대답이었다. 잘하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는 이상 계속 상담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 재훈이는 울며 겨자 먹기로 상담실로 간다. 상담실에서 앞서 상담을 받던 어떤 여자아이와 마주쳤는데 왠지 그 아이가 문제아인 것처럼 느껴졌다. 그 일로 상담실이 ‘찐따’들이 가는 곳이란 인상을 받는다.
두 번째 상담 날, 또 그 여자애를 만난다. 그리고 여자애는 재훈이를 협박하며 자신이 한 일을 절대 알리지 못하게 한다. 알고 보니 담임 선생님 딸인 그 여자애는 무시무시한 일을 벌이다 재훈이에게 들킨 것이다. 재훈이는 신주머니를 가지러 교실에 갔다가 우연히 선생님 딸 이민영과 이야기를 나눴고, 그 일로 인해 담임 선생님과도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이민영과는 선생님한테 비밀을 말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선생님한테는 이민영의 비밀을 알게 되면 말하기로 약속하고 마는데, 이 일로 엄청 힘들어 한다. 담임 선생님은 딸이 큰 잘못을 저지르고 혼자 고민할까 봐 걱정이고, 딸은 학교 선생님인 엄마가 자신 때문에 창피할까 봐 전전긍긍 중이다. 평소에도 잘하는 게 없어서 고민이던 재훈이는 이들 사이에 끼어 말도 안 되는 추리와 상상을 하다가 잘하는 목록 대신 잘 못하는 목록만 계속 쌓으며 좌절하고 만다. 친구 태규에게 조언을 구해 보기도 하지만 전혀 도움을 받지 못하다가 태규의 말에서 자신이 잘하는 것이 남의 비밀을 지켜 주는 것, 의리를 지키고 배신을 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결국 재훈이는 두 사람의 비밀을 끝까지 지켜 주기 위해 노력하다가 멋진 묘안을 찾아낸다. 그리고 자신이 잘하는 것이 ‘상담가’에게 필요한 자질임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