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동화다. 저자는 일본의 유명한 동화작가인데 소재가 특이하고 문장이 활달하여 아주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다.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를 등장 인물로 내세웠다는 것부터 독특하고, 손자와 할아버지가 어울려 겪는 일들을 전통문화와 연결시켜 하나의 흥미로운 환타지 동화를 만들어 냈다는 점도 그러하다. 다만 현실과 환상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아이가 정확히 이해를 하지 못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약간 염려가 되기 때문에, 부모님께서 해설을 해 주시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이 동화는 크게 보면 할아버지와 손자의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의 이상한 행동을 신비스런 모험이야기로 탈바꿈시켜 어린이가 이런 중병에 걸린 할아버지도 무서워하거나 거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려고 한 배려가 보인다. 또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가 어릴 적에 겪은 경험이 상처가 되어 편안히 죽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괴로와하고 있다는 설정도 독특하다. 주인공 유우키가 할아버지와 함께 환상을 넘나드는 모험을 한 끝에 할아버지가 편안히 돌아가실 수 있게 되었다는 결말은 이 작품의 방향이 두 사람의 우정에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이렇게 이 동화는 몇 가지 요소가 맞물려 있고, 표현의 기술이 뛰어나 독자가 어디까지가 환상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수 도 있어 더 흥미롭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의 매력은 유쾌하고 뒤끝없는 그 말투에 있다. 표지 그림이나 삽화에 나오는 인물들의 표정이나 동작처럼, 이 책의 분위기는 삶을 가볍게 보게 하고 유쾌하게 만든다. 그것은 무엇이든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의 힘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치매에 걸린 노인도 따뜻하게 그릴 수 있었고, 손자가 할아버지의 상처를 풀어주어 편안한 죽음을 맞게 된다는 구성을 짤 수도 있었던 것이다. 다소 칙칙하고 심각할 수도 있는 주제를 이처럼 가볍게 이처럼 유쾌하게 풀어나간 저자가 새삼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