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얼굴에는 저마다의 독특한 표정이 있다. 착하고 품위 있는 얼굴도 있고, 흉하고 험상궂은 얼굴도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얼굴은 우리들 각자의 삶을 통해 그 포장과 내용이 달라지곤 한다. 인간감정의 희로애락을 나타내는 것이 얼굴인 만큼 얼굴은 사람의 마음을 외부로 노출시키는 문이다. 그 문을 통해서 사람들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감성의 움직임을 표현한다.
그러한 감성의 움직임을 포착하여 화가 신부 조광호는 진정한 존재자에 대한 물음과 그리움을 제시한다. 실어증 환자처럼 되어버리는 인간의 실존적 비극을 시사하는 그의 그림과 글을 모은 이 책은 비극에 대한 직시와 통찰로써 끝없는 인간 탐구였다고 말할 수 있다. 그가 그린 얼굴들은 한결같이 희로애락의 감정 동요를 극적인 순간에 포착하여 표현되고 있다. 조광호 신부가 붓과 펜으로 그린 사제, 음악가, 시인, 상인, 노동자, 가난한 사람, 이웃 아낙네, 친구들의 얼굴이 아름다운 것은 거기에 흠뻑 배어 있는 공감과 연민, 그리고 무엇보다도 진실한, 사랑, 때문이다.
인간의 희로애락을 담은 130여 점의 얼굴 그림과 깊은 울림이 있는 글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진짜 모습을 만나게 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