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지난 한 시대가 만들어낸 인물이며,
여전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이기도 하다
탄광노동자들의 투쟁을 다룬 『활화산』을 시작으로, 국가보안법의 폐해를 파헤친 『내 생의 적들』, 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다룬 『날개 달린 물고기』 등 노동자들의 삶을 짓누르는 어둠과 그 안에서 움트는 투쟁의 불꽃을 기록해온 노동자 출신 작가 이인휘의 신작 소설집이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다.
직권조인으로 노조가 투쟁에 실패하자 낙심하고 쓸쓸하게 죽어간 남성 노조원, 죽은 남편이 일하던 공장을 찾아가 회사와 노조의 부당한 처우에 항의하며 굴뚝에 오르는 여성 노동자, 사장의 교묘한 술수로 일터에서 쫓겨나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늙은 기술자, 어린 나이에 공장에서 착취당하고 술집을 전전하다가 병사(病死)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생을 파괴당한 이들과 그들을 양산한 한 시대의 그림자를 소설로 기록한다.
전작들에서 우리 사회의 치유되지 못한 상처들을 돌보는 작업을 계속해온 작가는 이번 작품집 『폐허를 보다』를 통해 파괴된 인간의 상처를 심도 있게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