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스웨덴 북단의 외딴 마을 파얄라. 비포장도로가 포장되고 비틀스와 앨비스가 들어오면서 소년 마티도, 이곳 파얄라도 이제 막 성장기에 들어선다. 가난을 기억하며 종교적 전통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나이든 세대는 이런 현대적인 것들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 그러나 마티와 과묵한 친구 니일라는 툰드라와 침엽수림으로 둘러싸인 거칠고 원시적인 환경 속에서 사춘기를 겪어내며 또 다른 삶을, 수평선 너머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일탈을 꿈꾼다.
성장에 대한 아름다운 시와도 같은 이 에피소드들은 특정한 시대와 특수한 지역이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쓰여졌지만, 그 스냅숏들에는 우리 자신의 성장기를 떠올리고 그 시절의 기쁨과 아픔을 공감하며 성장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만드는 아련함이 묻어 있다. 어린 시절의 세상에 대한 호기심, 친구와의 우정, 신체적 성장과 성적인 관심, 가족과 자신이 속한 사회를 알아가는 것, 어른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것, 불안하고 자신 없는 미래...
니에미는 몹시 개인적인 것이면서도 동시에 보편적인 어린 시절의 스냅 사진들을 시적인 문장으로 함께 엮어낸다. 그리고 대개는 숨겨져 있는 공간인, 어린이에서 청년으로의 변화가 일어나는 심리적 공간들에 어린 시절의 신비주의를 채색하며 감칠맛을 더한다. 더불어 급변하는 세상을 받아들이는 세대 간의 차이 또한 유머러스하게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