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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속, 발기하는 사물들
글쓴이
조광제 저
출판사
안티쿠스
출판일
2007년 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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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조광제

1955년 출생으로 총신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에 입학하여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상학적 신체론―E. 후설에서 M. 메를로퐁티에로의 길」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시민철학학교 철학아카데미를 설립해 대표와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상임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주)철학아카데미 대표이사, 한국 프랑스철학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후설의 철학을 전반적으로 조감한 『의식의 85가지 얼굴』(글항아리, 2008)을 출간했고, 메를로-퐁티의 『지각의 현상학』에 대한 강해서인 『몸의 세계, 세계의 몸』(이학사, 2004)을 출간했다. 지난 10여 년간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 메를로-퐁티의 『행동의 구조』, 『지각의 현상학』,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그리고 푸코의 『말과 사물』 등을 원전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분석해서 해설하는 강의를 진행했다. 또한 2011년부터 ‘주체소’, ‘현상소’, ‘언어소’, ‘현존 벡터’, ‘자성과 대타성’, ‘수렴-응축과 확산-분절’ 등의 개념들을 구축하여 ‘함수적 존재론’이라는 이름의 존재론을 확립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정치사회사상을 확립하기 위해 여러 동료들과 함께 집단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책 소개

분야인문
미술과 철학은 사물을 두고 다툰다. 아니, 저자는 사물을 가운데 두고 이 둘에게 싸움을 붙인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 철학적 사유를 미술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내려다 보니, 저자는 불가피하게도 사물이라는 싸움터로 미술과 철학을 몰아넣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고는 말한다. 언제나 사물이 문제라고. 왜 사물이 문제인가?

저자는 이를 밝히기 위해 먼저 사물에 대한 전통적인 철학의 오해를 꼬집는다. 사유와 사물은 서로 도무지 접근할 수 없는 영역에 자리하고 있는 것만 같다. 서양철학의 원류라고 하는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한번 보자. 주지하다시피 플라톤의 '이데아'는 우리가 매일같이 부대끼는 생생한 사물과는 양립할 수 없는 거리를 두고 있다. 그에 따르면, 사물의 진정한 실체라고 하는 '이데아'에 이르는 길은 사유밖에 없다. 오로지 철학적 사유만이 우리를 '이데아', 곧 진정한 사물로 안내하며, 다른 모든 것은 거기서 흘러나온 모사물이자 그림자일 뿐이다. 우리의 피부에 와 닿는 생생한 사실성에도 불구하고, 감각적 사물은 진정한 본체가 아닌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묻는다. 감각되는 것 없이 사유가 가능하냐고. 더 나아가, 감각되는 것이 진정한 사물이어야 하지 않느냐고. 저자는 근본적으로 감각과 그 활동을 무시하는 철학은 무언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음에 틀림없다고 말한다. 현실 속의 사물을 제1실체로 놓음으로써 진짜 존재라고 본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는 일견 저자의 주장에 강력한 전거가 될 듯 보이지만, 그러한 사물을 실체와 우유(偶有)로 나눔으로써 적어도 저자에게는 그 역시 감각적 사물에 관한 한 스승 플라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인물이 되고 말았다.

플라톤의 유명한 '시인 추방론'을 떠올려보자. 화가도 시인과 다를 바 없어서 이데아를 본뜬 사물을 다시 또 모방하니, 그야말로 진리에서 세 단계나 떨어진 모사물로 사람들을 공연히 현혹하는 나쁜 작업을 하는 사람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저자는 내 몸을 비롯해 생생하게 살아 부대끼는 주변의 사물들을 왜 사유로써 거부해야 하는지 의문을 던진다. 더욱이 그 자체로 물성(物性)을 한껏 자극하는 미술 작품을 어째서 알량한 사유가 진리를 운운하며 재단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 "근본적으로 감각과 그 활동을 무시하는 철학은 뭔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음에" 틀림없는 것이다. 저자는 철학이 전통적으로 사물을 도외시했음을 파악하고, 이 지점에서, 궁극적 사물에 다가서고자 하는 미술로, 바로 그 사물을 철학에 끌어들이는 20세기 미술계와 철학계로 넘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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