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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뭔데
글쓴이
전우익 저
출판사
현암사
출판일
2002년 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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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전우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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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분야에세이
이번에 펴낸 세 번째 책 『사람이 뭔데』는 7년 만에 나온 것이다. 2000년 9월에 개정증보판『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가 나왔지만, 『호박이……』 이후로는 세 번째로 나온 것이다.
서문의 "맨날 해봤자 그놈의 소린 그놈의 소릴 수밖에 없는데 또 지껄였습니다. 너절한 삶과 천방지축으로 읽은 책 이야길 썼습니다."라는 말마따나 이번 책은 이전의 두 책과 많이 닮았다. 14개의 토막글이 친근감 드는 몽당연필처럼 각 꼭지 끝에 달려있는 것이 이번 책의 특징이라고 할 만하다. 김용준 선생의 『근원수필』을 읽은 이야기, 도연명·노신의 삶과 작품 이야기도 고졸(古拙)한 어투로 들려준다. 인간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남아나질 않는 자연을 안타깝게 목도하는 젖은 눈도 언뜻 엿볼 수 있다.
7년 만에 끌러놓는 지혜보따리엔 참으로 낯익은 것들이 많다. 세월을 살되 세월에 얽매이지 않는 삶이 진한 삶이라 했다(『호박이 어디 공짜로 굴러옵디까』 중에서). 세월에 얽매이지 않고 살다 보니 오랜만에 다시 만난 그이 모습이 변한 것 없이 한결같은가 보다.

그이는 슬하에 사람 자식으로 3남3녀를 두었다. 모두들 외지에 나가 살고 아내마저 오래 전에 떠나 보낸 그이는 할아버지代부터 살던 낡은 기와집에 홀로 자급자족하며 살고 있다. 이만하면 외로움을 느낄 만하지 않을까? 그런데 그이 슬하엔 사람 자식 외에도 자식이 또 있다. 앞마당의 30여 종의 나무(『호박이……』의 54쪽 '재산공개' 부분에 나무 이름이 나온다.)도 그이가 키우는 자식이고, 철마다 마당 안을 드나드는 들꽃·철새도 자식이나 마찬가지다. 그이의 너른 슬하엔 사람 자식만이 아니라 천지의 많은 것이 품어져 있다. 이처럼 천지자연과 정분난 그이는 살림살이가 비록 구차하여도 사계절이 있어 삶이 풍요롭다 말한다.
화물로 도착한 묘목이 비닐봉지에 대충 싸여 상처 난 것을 보고 안타까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묘목을 마치 어린아이 대하듯 한다. 포대기를 안 싼 채 화물차 태워 오백 리 길 오게 한 것을 누누이 가슴 아파하며 후회하는 모습은 새끼를 아끼는 어미의 모습을 닮았다.
봄이 되어 제비꽃 핀 걸 보면서도, 제비꽃 피면 으레 오던 제비가 공해 때문에 제철에 못 오자 주변 사람들에게 제비의 안부를 묻는다. 마당에 앉아 태산 같은 안도감을 주었던 소가 요즘은 무기징역수가 되어, 싱싱한 풀 한 번 뜯지 못하고 사료만 먹은 채 이승을 떠나는 현실 또한 가슴 아파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삼라만상의 안위가 궁금하고 염려스러워, 혼잣말로도 "인간이 뭔데, 사람이 뭔데, 내가 뭔데……"를 되뇌며 인간의 파괴적인 손길에 몸서리를 친다.

이 땅에 사람만 사는 게 아닌데, 누가 주인이고 누가 나그넬까? 그이 말이, 주인 행세하려고 기를 쓰는 쪽이 나그네 같고 아무 말 없는 쪽이 주인 같다는데, 그렇다면 우리 인간이야말로 큰 소리 칠 입장이 아닌 나그네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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