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을 매개로 한 자유로운 시쓰기, 자아 해방의 시쓰기에 대한 성찰을 담은 시론집. 저자에 따르면 자아 해방이란 자아를 풀어놓는 것, 말하자면 자아를 의식의 감옥에서, 자아의 감옥에서, 언어의 감옥에서, 현실의 감옥에서 풀어놓는 것을 의미한다. 자아는 곧 의식의 노예이자 언어와 현실, 자아의 노예이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저자가 말하는 자아 해방은 시쓰기와 예술, 미적 실천에 대한 강조로 이어진다. 2005년 출간한 『선과 기호학』에서 스님들의 공안을 기호학적으로 분석하고 선(禪)을 통해서 문학관과 세계관, 시쓰기에 많은 영향을 받았던 저자는 ‘정신분석’으로 선회한 것이 “나 자신을 다시 분석하기 위해서”라고 밝히면서 그동안 공부했던 선 공부의 한계를 고백하고 있다.
지금까지 저자의 시쓰기 작업이 ‘자아 찾기-자아 소멸-자아 불이(不二)’라는 세 명제로 요약되고, 불이의 사상이 선적 사유를 암시했다면, 프로이트 독해를 통해서 변모한 시론은 이 책의 구성이 말해주듯이‘자아 방어-자아 승화-자아 해방’의 골격을 갖는다. 첫째 자아 방어의 단계에서는 시쓰기에 의해 불안, 공포, 우울증, 신경증에서 자아를 방어하고 보호하는 단계로 자아가 강조된다. 둘째는 이런 자아가 허구, 환상, 이미지, 가짜라는 사유를 매개로 자아와 본능, 의식과 무의식의 화해를 지향하면서 자아가 승화되는 단계다. 셋째는 무의식, 특히 억압된 무의식, 욕망, 충동, 욕동의 해방을 통해 자아의 완전한 자유를 성취하는 단계로 해탈의 경지를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