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국 시인은 토박이말을 살뜰히 부려 '소란스런 현실'과 '적요로운 풍경' 사이를 유동하며 대상 세계의 의미를 새로이 읽어내고자 한다. '저기'에서 벌어지는 양상의 의미에 대해 '여기'에서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그 의미를 면밀히 분석하려는 시인의 심리적 욕망을 보여주는 시집이다.
그리움으로 남아있는 지나간 연대의 뜨거움과 고단한 잠행의 시절을 놓고 시인은 오래 묵은 된장 한 주걱 떠오며 "낮고 귀 빠진 밥상에 마주 앉아 도란도란 밥 한 그릇" 비우고자 한다. 외양간에서는 "팔려갈 어미 소의 마지막 젖을 달디달게 빨고 있는 애지고도 긴 송아지 울음" 이 들려오는 고즈넉한 풍경들을 시인의 순한 눈빛으로 길어 올렸다. (-나덕희,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