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스물세 살의 감독 지망생 로버트 로드리게즈는 자신의 습작 영화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해 ‘건강한 신체’를 담보로 하는 제약회사 약품 임상실험에 지원하고, 그렇게 마련한 돈을 가지고 멕시코의 작은 마을로 내려간다. 그리고 친구에게 빌린 카메라로 마을 주민까지 동원해 이십여 일 만에 영화 한 편을 찍는다. 그렇게 완성된 영화 「엘 마리아치」가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고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에 의해 전세계에 개봉됐을 때, 그것은 많은 영화감독 지망생들에게 흥미로운 역할모델이자 일종의 복음서와 같았다.
이 책은 로드리게즈의 첫 장편 데뷔작 「엘 마리아치」의 제작 과정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일종의 제작일지다. 영화학교 학생의 습작이라고 할 수 있는 소규모 영화가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고 콜럼비아 영화사를 통해 전세계에 배급되어버린 ‘영화 같은’ 그의 이야기는, 얼핏 보면 텍사스의 한 가난한 청년이 이룩한 성공담이나 타고난 영화 천재의 무용담처럼 들린다. 그러나 솔직하고 유쾌한 그의 일기를 따라 읽다보면 그가 영화라는 꿈을 향해 얼마나 오랫동안 정진해왔는지, 그리고 현실적인 장애물을 만날 때마다 얼마나 즐거운 마음으로 그것들을 극복해냈는지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