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웅의 시가 그려 내는 풍경들은 매우 쓸쓸하다. '쓸쓸하다'라는 말로는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는 적막과 슬픔이 배어 있다. 하늘을 높이 나는 솔개와 갈매기, 혹은 땅 위를 서성대는 공룡과 당나귀 따위들이 시의 행간을 누비고 다니지만, 그래도 그의 시에는 소리가 없다. 침묵을 앞세운 무언극의 배우들처럼 칙칙한 걸음걸이로, 매우 느리게 천천히 무대를 어슬렁거릴 뿐이다. 그들의 움직임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 솔개와 갈매기는 하늘 어딘가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지상을 내려다보며, 공룡과 당나귀는 정물화의 일부처럼 굳어 간다. - 정한용(시인/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