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본은 전후를 직시하거나 청산하지 않고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고 왜곡하는가
이 책은 이에 대한 해답을 패전 직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역사관을 둘러싼 국내적 공방과 샌프란시스코조약에서 비롯된 구조적 모순에서 찾고 있다.
패전 직후부터 현재까지 일본 내에서도 불편한 과거를 직시하고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과의 역사문제를 청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과 목소리가 번번이 실패하고 좌초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저자는 세세한 근거와 생생한 자료들을 통해 명확하게 그려내고 있다. 나아가 역사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난처한 입장에 놓인 일본정부가 샌프란시스코조약과 한일기본조약 등을 내세웠던 배경과 연원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사실상 저자는 ‘전후의 일본’을 역사문제에 관한 한 ‘샌프란시스코체제 하의 일본’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암시하고 있다.
저자의 시점을 따라가다 보면, 역사관의 충돌,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 청구권과 보상 문제, 교과서 문제 등의 쟁점들이 ‘일본 내부’에서 어떻게 인식되었고 처리되어 왔는지를 들여다보게 된다. 마치 전후 일본의 역사인식과 전쟁관의 형성에 관한 일본정부와 위정자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그들의 속내를 발견한 순간, 우리는 불편함과 거북함을 느낄 수밖에 없겠지만, 우리 역시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