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시장은 절대선인가?
이 책의 원제인 [False Dawn]은 “실상은 그렇지 않은데도 경제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상황”을 뜻하는 경제 용어다. 분석이 잘못되었고, 진단 자체가 틀렸기 때문에 애초에 제대로 된 치료법이 나오기는 틀렸다는 소리다. 존 그레이의 책은 바로 거기에서 출발한다. 어떤 전제가 잘못되었는지, 어느 단추를 잘못 꿰었는지, 잘못된 주장의 근원을 찾아가는 세계 현대 경제사 탐험은 꽤나 스릴 넘친다. 존 그레이는 잘못된 분석이 틀린 해결책을 가져오므로 이런 편견들을 확실히 종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1998년 이 책을 쓸 당시에는 아직 벌어지지 않았던 상황들, 그러니까 존 그레이가 이 책을 쓰던 무렵에 글로 예견했던 것들이 지금 우리의 상황에 딱 맞아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때면 전율이 느껴질 정도다.
존 그레이는 주장한다. 오늘날 자본주의가 신봉하는 ‘자유시장’은 사실 강한 정부, 국가권력이 없었다면 도입될 수 없었다고, 작은 정부가 곧 자유시장을 발전시키리라는 기대는 착각이라고. 민주주의와 자유시장은 동반자라기보다는 경쟁자일 수밖에 없는데, 자유시장에는 경제적으로 몹시 불안정한 정치가 따라오기 마련이기 때문이라고. 마르크스-레닌주의가 말하는 합리성과 자유시장경제의 합리성은 각각 다른 경제체제를 지지하지만 공통점도 많으니, 자연이 입는 피해에 무관심하며, 자신의 문명은 구세계와는 공통점이 없다는 신념이 그것이라고. 또한 부르주아 문명의 전제 조건과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명령 사이에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고도 한다. 존 그레이가 펼쳐 보여 주는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환상은 또렷하다. 『가짜 여명』은 우리를 미망에서 벗어나게 도와줄 확실한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