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시아의 비극으로 빚어진 꽃이다" 필리핀의 전설적인 창녀 에르미따.
1988년 발간된 장편소설 『에르미따』는 〈로살레스 사가〉의 명성, 그리고 파격적인 소재와 대중적 호소력이 결합하여 시오닐 호세의 작품 중 대중적으로 가장 큰 호응을 얻어 필리핀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필리핀의 권위 있는 문학평론가 비엔베니도 룸베라는 이 작품에 대해 '그는 창녀를 주인공으로 삼아 필리핀이 그 정복자들에 의해 어떻게 착취당하고 강간당했는지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1945년 미군이 점령군 일본군으로부터 필리핀을 탈환하는 시기로부터 시작되어 개발붐이 한창인 1970년대까지의 시대를 다룬 작품으로, 아름답고 재능있는 한 여자가 운명에 휘둘려 매춘부가 된 이야기 너머로 필리핀의 현대사, 나아가 아시아의 현대사를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