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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걸어라
글쓴이
조이스 럽 저
출판사
복있는사람
출판일
2007년 4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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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조이스 럽

영적 성장에 관한 탁월한 글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작가이다. 성 프란치스코 수도회 세르비트 공동체 소속의 소녀인 그녀는 북미 전역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호주에서 각종 피정 및 수련회를 인도해 온 저명한 강사이자 저술가이기도 하다. 하나님과의 깊은 친밀감으로 이끄는 영성 깊은 그녀의 글과 강연은 개신교와 가톨릭 양쪽 모두에 선한 영향을 주고 있다. 그녀의 저서로는 『May I Have This Dance』, 『Inviting God In』, 『Out of the Ordinary』, 『The Cup of Life』 등이 있다.

책 소개

분야종교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 가는 길. 우리에게는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가 이 길을 걷고 나서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작가의 길에 접어든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성 야고보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고 전해지는 산티아고 성당('산티아고'는 '성 야고보'라는 뜻)까지 가는 순례길은 몇 가지 경로가 있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길은 스페인 접경에 있는 프랑스의 생장피드포르에서 시작하여 스페인 북부를 8백여 킬로미터 서쪽으로 가로지르는 노정이다. 9세기 이래로 수많은 순례자들이 삶의 의미를 물으며 걸어간 길. 종교적 동기에서 시작된 이 길에 최근 '인생의 순례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일은 아주 은밀하게 진행되었다. 예순 생일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수녀 조이스 럽은 20년지기 은퇴목사인 톰에게 우연히 카미노에로의 순례를 제안한다. 꼭 가고자 한 것도,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도 아니었다.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그녀는 어느 한적한 바닷가에서 한꾸러미의 책과 함께 보낼 생각이었다. 한적한 바닷가는 은둔과 저술, 그리고 강연으로 일관했던 그녀의 삶에 걸맞는 선물이었다. 하지만, 인생의 중요한 결정들이 그렇듯, 카미노의 씨앗은 저홀로 개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저 작은 갈망에 지나지 않았던 카미노 순례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순례길은 그것 자체로 인생의 축소판이다. 아침마다 새로 꾸려야 하는 배낭도 그렇거니와, 매일매일이 자신과 싸움의 연속이다. 어리석은 자아, 일상의 구차함과 먼저 화해해야 한다. 숱한 사람을 만나지만 결국은 철저히 혼자다. 우리 몸이 얼마나 개인주의와 편의에 길들여져 있었는지 깨닫게 되는 곳도 바로 이곳이다. 끊임없이 걷는 여정이다 보니, 비단 내면의 변화 뿐 아니라 ‘몸’의 반응을 기술하는 저자의 통찰은 거의 ‘꽃 한송이에서 우주를 보는’ 경지다. 맨몸의 순례길은 어쩜 그렇게 복잡다난한 우리의 일상과 닮아있는지- 가령, 연신 어깨를 내리누르는 무거운 배낭 때문에 계속 심기가 뒤틀린 저자가 배낭에 ‘소피시타(작은 지혜)’라는 예쁜 이름을 지어주면서 비로소 반복되는 ‘짜증’과 화해하게 되었다거나, 정확하게 봤다고 생각한 이정표가 전혀 엉뚱한 길을 안내하자 계속 그 오류의 원인에 집착하는 자신을 발견한다거나 하는 길위의 에피소드는 그대로 우리네 일상과 맞닿아 있다. 저자는 시종일관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우주적 사유의 경지로 끌어올리면서 이렇게 우리에게 속삭인다. “내려놓으라”고, 아집도, 경험도, 그리고 내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을 거라는 태도‘도 버리라고..

하지만 정작 이 책의 클라이맥스는, 카미노 그 이후다. 카미노에 다녀온 지 6개월 후, 순례길에 함께 올랐던 영혼의 친구 ‘톰’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 말했던 순례의 교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다. 이런 사실을 예감이라도 한 걸까. 저자는 카미노 말미에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산티아고에 들어서면서 나는 카미노가 끝난다는 생각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작은 시련과 영혼의 단련으로 걸어온 내 몸에도 그 나름의 생각이 있어서, 그 ‘생각’은 리듬감 있는 속도로 지속을 요구하고 있었다. 나는 카미노는 지속되는 것이라고 자신을 타일렀다. 물리적은 부분은 끝났지만 영적인 부분, 순례길의 기쁨과 도전은 이제야 겨우 깊은 뿌리를 내리려는 참이었다. 그러나 그런 다짐도 나에게 별 위안이 되지 못했다. 여정은 끝나고 있었다. 나의 몸은 내려놓아야만 함을 애통해 했고, 그 애통은 나의 영혼에까지 들어왔다.”

모든 것에 '끝‘이 있음을 잘 알면서도 여전히 ’영원‘을 바라는 아이러니. 이 마음을 어느 신학자는 ’본향‘을 바라는 마음이라 했던가. 우리 모두 이 땅에 잠시 왔다 가는 순례자임을, 하지만 그때 그때 주어진 것을 누리며 살아야 함을, 이 책은 카미노 순례길을 통해 보여준다. 순례의 여정이 촘촘하여 산티아고 순례를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물론, 이제 돌아와 인생의 의미를 묻는 이들에게도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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