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에 '오락만화의 세대'를 형성하는 그룹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강철수의 본작『팔불출』은 분류상으로는 일단 장편 시대극화이다. 그러나 등장인물이 한복을 입고 있을 뿐 그 연대가 조선시대 임진왜란 이후 언제쯤인지 그 이상 짐작할 만한 배경단서가 제시되지 않는다. 거기다 힘이 장사지만 어딘가 모자란 듯 보이기도 하고 뭔가 비밀을 지니고 있는 것 같은 모호한 주인공 팔불출은 툭하면 현대용어를 사용하는 개그를 늘어놓아 진지함이라고는 가뭄에 콩나듯이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렇게 시대극화라기에는 매우 특이하고 이질적인 요소를 지닌데다, 현재의 만화 감각과는 상당한 거리감이 느껴지는 작품임에도, 바로 그렇기에 시선이 가는 묘한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작가 특유의 쉽게 슥슥 그린듯한 그림체와 시원한 여백은 거의 매 페이지마다 3단 이상으로 나뉘는 자잘한 칸 속에서 균형을 이룬다.
본작을 통해 작가의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전 12권으로 예정된 길을 느긋하게 따라가 보면서 독자들 스스로가 찾아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