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 우주 과학의 탄생을 이끈 갈릴레오의 위대한 유산
나는 아직 아무도 걸어보지 못한, 새로운 길로 통하는 문을 열어 주려는 것뿐이네. 나는 지금 이 길을 드러내는 데 그치겠지만, 나보다 더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 이 길을 넓히고, 더 멀리까지 탐험해 나갈 걸세. ―--- 본문 중에서
일반 상대성 이론의 마지막 수수께끼였던 중력파가 발견되면서 세계 과학계가 떠들썩하다. “금세기 과학사의 최대 성과”라고 불리는 이 발견으로 육안 관측, 광학 천문학, 전파 천문학에 이어 새로운 중력파 천문학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중력파를 직접 검출할 수 있게 되면서 초신성이 어떤 내부 작용으로 폭발하게 되는지, 블랙홀은 어떻게 생성되고 소멸되는지 등을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과학의 힘으로 또 한 번의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루는 순간이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불과 400년 전만 해도 우주에 대한 과학적 탐구는 보잘것없는 수준이었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생각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물리학을 토대로 한 프톨레마이오스의 우주론으로 발전했고, 이 이론이 정식 가톨릭 교리로 채택되면서 다른 가설을 제시하는 사람에게는 이단이라는 족쇄가 채워졌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1616년에 가톨릭교회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에 대해 선포한 금지령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돈다는 새로운 우주관을 유럽 전역에 널리 전파한 인물이 바로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년)이다. 이번에 ㈜사이언스북스에서 나온 『대화: 천동설과 지동설, 두 체계에 관하여(Dialogo)』는 『그래도 지구는 돈다』 1, 2(교우사, 1997년)를 새롭게 번역해 한 권으로 담아낸 갈릴레오의 위대한 유산이다. 망원경이라는 매개 도구를 사용한 객관적 관측과 천체 역학적 문제에 대한 수학적 논증으로 천동설을 기각시키고 지동설의 타당성을 입증하는 이 책은 1632년 출간 당시 초판이 모두 팔리며 지동설 확산의 기폭제가 되었고, 1633년 갈릴레오 종교 재판의 단초가 되었다. 이후 갈릴레오는 젊은 시절 연구했던 물체의 운동이라는 주제로 다시 돌아가서 『새로운 두 과학』을 출간하게 된다. 이처럼 『대화』는 과학사뿐만 아니라 갈릴레오 개인의 삶에 있어서도 중요한 전환점이 된 책이다.
『대화』는 우주의 조화와 질서를 알고 이해하려는 갈릴레오의 열정이 낳은 역작이라 할 수 있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근대 과학의 여명기에 우주론을 두고 벌어진 치열한 지적 투쟁과 더불어 오늘날 천문 우주 과학으로 이어지는 갈릴레오의 탐구 정신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대화』는 과학의 역사에서 10대 명저 안에 드는 과학의 고전이다. 뿐만 아니라 최고의 과학자가 탁월한 글솜씨를 발휘해 당시의 최첨단 과학 이론을 알기 쉽게 설명해 놓은 책으로서, 최초의 과학 교양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옮긴이의 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