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아름다운 여배우처럼 세상의 갈채를 받는 동안, 그 이면에 있는 정욕은 형편없는 난봉꾼 취급을 받아 왔다. 정욕은 단지 쾌락을 위한 단순한 동물적 욕구로 치부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신체를 긍정하는 최근의 사상적 전환은 정욕에 다른 시각을 투사한다.
저자는 정욕이라는 충동에 대한 생리학적, 심리적, 철학적 고찰을 통해 정욕의 진정한 실체를 알아보고 그 오명을 벗긴다. 광범위하고 역사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저자는 정욕 자체는 치명적인 잘못이 없으나 지나칠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경계해야 한다는 아리스토파네스와 플라톤의 견해, 정욕 자체를 과감하게 부정하고 절제를 외친 스토아 철학, 급기야 정욕에 대한 공포로 대죄의 낙인을 찍은 그리스도교까지 역사적으로 ‘정욕’이 밟아 온 궤적을 두루 조망한다. 또한 쇼펜하우어와 사르트르 같은 철학적 비관론자들이 정욕에 관한 우리의 사고를 어떻게 인도했는지를 살펴보고, 프로이트의 정신 분석학과 킨제이 보고서라는 성과를 냈던 성 과학, 현대의 진화 심리학을 일람하며 정욕에 관한 잘못된 이해를 비판한다.